국내 어느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든, 적어도 60분 내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해야 환자의 생존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응급의료의 골든타임이 '60분'이라는 실증적인 근거다.

곽미영 국립중앙의료원 공공의료기획평가팀 연구원 등은 15일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열린 '합리적인 건강보험제도 운영을 위한 의료이용지도 활용 방안' 심포지움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06∼2014년에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에서 응급 진료를 받은 환자 44만5천548명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분석을 위해 연구팀은 시간이 늦을수록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응급의료민감질환' 13개를 선정했다. 머리뼈 부상이나 허혈성 심질환 등 중증질환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 분석 결과 응급의료민감질환 환자들은 질환이 발생한 때부터 의료기관에 도착하기까지의 이송 시간이 최소 60분, 최대 70분이 넘으면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분만 경험이 있는 임산부 환자 37만1천341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응급의료의 골든타임은 비슷한 값이 도출됐다.

태반 조기박리나 출혈 등 급작스러운 이상으로 사망하지 않으려면 산모가 적어도 60분 이내에 산부인과 응급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특히 임신부가 분만 합병증을 낮추려면 적어도 4회 이상 산전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현재 복지부는 응급환자가 60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도록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현행 20개에서 41개로 확대하고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확충이 완료되면 전국토의 97%는 1시간 내에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곽미영 연구원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확충 사업의 실질적인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10∼20분 만에 응급실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심과 달리 의료기관이 뜸한 의료취약지에서는 60분 내에 환자가 도달할 수 있도록 응급센터를 확충하거나 시설 장비를 더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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