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남자 대학생은 자신이 비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비율이 여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스스로는 자신이 '약간' 살이 찐 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다.

13일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린 '비만 대학생들의 삶의 질에 대한 성별과 체형인지의 교락효과 분석'(오현숙·이원재) 보고서에는 이런 연구 내용이 담겼다.

연구진은 지난해 3~4월 가천대에서 실시한 대학생 건강검진자료를 바탕으로,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대학생 355명을 분석했다.

비만에 속하는 남학생은 225명(63.4%)으로, 여학생(130명)보다 많았다.

그러나 비만 남학생 중 6.2%는 본인의 체형을 '보통'으로 여겼고, 72.9%는 '약간 살이 찐 편'이라고 생각했다. '매우 살이 찐 편'이란 응답은 20.9%에 그쳤다.

이에 비해 여학생은 약간 살이 쪘다는 응답이 35.4%였고, 스스로 매우 살이 쪘다는 평가는 61.5%로 남학생의 3배 가까이 됐다.

보고서는 "남학생은 자신이 비만임을 인식하는 비율이 여학생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며 약간 살이 찐 편이라는 낙관적 인식을 하는 경향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비만에 대한 주관적 인식은 삶의 질 수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신·사회적 건강, 업무, 일상생활 등의 어려움을 묻는 삶의 질 평가에서 남녀 모두 매우 살이 찐 편이라고 인식한 경우가 약간 살이 찐 편이라고 인식한 경우보다 삶의 질 수준이 낮았다.

특히 비만 여학생은 다른 삶의 질 영역보다 정신·사회적 건강 영역에서 남성보다 삶의 질 수준이 낮았다.

이는 동일한 비만군에서도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더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람을 피하고 싶어하며 우울함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보고서는 "비만 남학생의 낙관적 인식은 현재의 삶의 질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갖지만 향후 건강관리에 소홀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비만 치료에 있어 비만에 대한 인식과 관리가 중요하다"며 "비만 남학생은 비만에 대한 정확하고 현실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한 대학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했기에 우리나라 비만 대학생에 대한 대표성은 떨어질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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