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걷는 속도가 느려지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툴루스 신경퇴행질환센터의 나탈리아 델 캄포 박사는 걷는 속도가 느린 노인은 치매 환자의 뇌 세포에 나타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의 수치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일 보도했다.
치매 증상은 없지만 기억력이 저하된 70대 노인 128명을 대상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노인반 수치를 측정하고 이를 걷는 속도와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델 캄포 박사는 말했다.
이들의 걷는 속도는 평균 시속 3.7km 였다.
그러나 노인반 수치가 높은 노인일수록 걷는 속도가 이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는 속도에 따라 노인반의 수치는 최대 9%의 차이가 났다고 델 캄포 박사는 밝혔다.
나이, 교육수준, 기억력 등 다른 요인들을 고려했지만 걷는 속도와 노인반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
기억과 사고 능력 테스트에서는 전체의 46%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서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PET로 측정된 노인반 수치는 48%가 치매와 연관이 있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미루어 당장 치매 증상은 없지만 기억력 저하에 미세한 보행장애가 함께 나타나면 치매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델 캄보 박사는 해석했다.
이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학회의 로라 핍스 박사는 기억력 저하와 정신 혼란이 치매의 최초 증상이라고 하지만 운동장애 같은 신체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보행속도의 변화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치매에 의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12월2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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