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담배에 이어 고도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작년 4월 담배가 암을 유발해 건강보험 지출을 늘린다며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뒤 1년 반만에 다시 고도비만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건보공단은 1일 서울 마포구 공단 대강당에서 '비만관리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건강보험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보고서 3건을 발표했다.
공단이 이처럼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비만의 건강 위협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한데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2002~2013년 만19세 이상의 건강검진 빅데이터 8천8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의 환자비율(고도비만율)은 2002~2003년(2.63%) 대비 2012~2013년(4.19%) 1.59배나 늘었다.
체질량 지수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된다.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인 초고도비만 환자비율(초고도비만율) 역시 0.18%에서 0.47%로 2.64배나 커졌다.
2012~2013년을 기준으로 하면 만 19세 이상 24명 중 1명이 비만이며, 213명 중 1명은 초고도비만인 셈이다.
고도비만율은 남성의 경우 30~39세(6.74%), 19~29세(6.06%)에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여성은 60~69세(4.85%), 70~79세(4.50%) 등 노년층에서 고도비만 환자가 많았다.
초고도비만율은 남녀 모두 19~29세(남 0.91%·여 0.51%)와 30~39세(남 0.73%·여 0.57%)의 젊은 층에서 가장 높았다.
초고도비만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사망 위험율이 1.43배나 높아 실제로 비만이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 허혈성 심질환, 관절염 등을 유발해 고도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3년 기준 연간 7천26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비만이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서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유발하는 만큼 건보공단은 지난 11월 비만관리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비만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청회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의 신종 전염병으로 지목했지만 한국의 비만 대책은 미흡한 수준"이라며 "우리 사회가 비만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20년 후에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이사장은 "비만 예방·관리를 핵심사업으로 삼아 내년부터는 공단의 각 지사별로 비만 예방사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 교직원·학부모에 대한 비만 예방 교육 실시 ▲ 비만예방 공익광고 방송 ▲ 학교 내 건강증진 프로그램, 체육 교육 활성화 ▲ 비만 관리 컨트롤타워로 국가비만위원회 구성 ▲ 저영양·고열량 식습관 억제 위해 광고 제한 ▲ 고도비만 환자에 대한 약물치료 보험급여 추진 등의 정책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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