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많이 마시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고도비만의 위험이 60% 가량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졌거나 채소보다는 육식을 선호하는 경우도 고도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1일 공개된 '고도비만 실태분석 및 관리대책 개발'(연구책임자 최승호 연세대 의학과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3년 1천929만9천593명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개최한 '비만관리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발표됐다.
조사 결과 19세 이상 남성 중 중·고위험 음주 남성이 비음주 남성보다 고도비만 위험이 60.8%나 높았다.
고도비만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고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7.5잔(여성 5잔) 이상인 경우 고위험 음주자,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6잔(여성 3잔) 정도인 경우 중위험 음주자로 분류된다.
여성의 경우 50대 이상에서 중·고위험 음주와 고도 비만 사이의 관계가 뚜렷했다. 이 연령대 중·고위험 음주자의 고도 비만 위험은 비음주자보다 23.5% 높았다. 반면 19세 이상 50세 미만 여성의 경우 음주 여부와 고도 비만 사이의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팀은 2002~2003년 만 65세 미만 성인 중 정상체중군(체질량 지수 18.5~23.0)의 여성 90만1천920명, 남성 116만7천309명을 10년간 추적해 이들이 고도비만으로 바뀌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중·고위험 음주자의 경우 비음주자에 비해 50세 미만은 42.4%, 50~64세는 86.8% 각각 고도비만으로 발전된 사람이 많았다. 반면 여성의 경우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육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보다 고도비만율이 높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2006~2007년을 기준, 육식을 선호하는 남성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5.6%로 채식을 주로 먹는 사람의 1.9%보다 3.0배나 높았다.
여성의 경우 육식 선호자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채식 선호자에 비해 50세 이상과 50세 미만에서 각각 1.8배, 1.5배 높았다.
좋지 못한 식습관 역시 비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만 40세가 될 때의 건강검진 영양평가 결과에 따른 고도비만 발생 정도를 따졌다. 영향평가에서는 식품군별 섭취 정도, 간식 섭취, 규칙적인 식사, 외식 빈도 등을 따져 점수가 높은 순으로 '양호', '보통', '나쁨'의 등급을 부여된다.
분석 결과 '나쁨'으로 판정을 받은 사람의 7.5%가 고도비만이어서 '좋음' 판정을 받은 사람의 경우(4.5%)보다 고도비만율이 1.7배나 높았다.
한편 연구진은 2002~2003년부터 2012~2013년까지 10년간 추적연구를 한 결과 고도비만군이라고 할지라도 운동을 많이 할수록 질병 발병률이 낮아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남성의 경우 같은 고도비만군에서도 고활동군(운동 등의 신체활동 주 5회 이상)이 저활동군(신체활동 주 2회 이하)에 비해 당뇨와 허혈성심질환의 발병률이 각각 6%와 4% 낮았다. 여성 역시 고활동군이 저활동군에 비해 당뇨가 7%, 고혈압이 2% 각각 발병률에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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