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래핀과 나노입자 기술을 이용해 대장암을 진단하고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는 '다기능 대장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김두철)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과 최승홍·김대형 연구위원 연구팀은 30일 내시경에 그래핀 복합체를 결합하고 나노치료입자를 고안해 암세포만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그래핀의 물리적·화학적 우수성과 투명성을 의료기기에 접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대장암 수술 범위와 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장암은 국내에서 발병률이 12.9%로 전체 암 가운데 세 번째로 높다. 대장암은 일반적으로 내시경 검사로 검진하지만 확진까지는 추가 검사가 필요하고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작은 종양은 제때 발견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그래핀과 은나노선(Ag NW)을 합성하고 산화이리듐을 전기화학적으로 증착해 투명한 그래핀 복합체를 만들고 이를 내시경 렌즈에 부착해 즉각 암을 진단할 수 있게 했다.

그래핀 복합체는 공간적 제약 없이 내시경 렌즈 위에 붙일 수 있고 전류흐름을 측정해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임피던스 센서와 산성도 센서를 이용, 신속하게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또 나노치료입자를 추가로 고안해 진단과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게 했다.

나노치료입자는 금(Au) 나노막대 겉면에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입혀져 있고 내부에는 형광시료와 빛을 받으면 열을 내고 활성산소를 만드는 염료를 활성화하는 온도 민감성 고분자층이 있다.

정맥주사로 주입한 나노치료입자가 암세포에 결합하게 한 다음 여기에 대장 내시경에 달린 광원으로 적외선을 쪼이면 금 나노막대의 온도가 올라가 광열치료를 할 수 있고 동시에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면서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도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항암제를 담은 나노입자 표면을 온도 민감성 고분자가 감싸고 있어 적외선으로 열이 가해질 때만 약물이 방출되게 해 주변조직 피해 없이 암세포만을 골라 치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택환 단장은 "이 연구는 그래핀과 나노입자를 동시에 의료기기에 적용한 첫 사례"라며 "이 기술은 향후 로봇을 이용한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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