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 일명 '우유주사'라 불리는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해 준 산부인과가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여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강남구 A산부인과 원장 황모(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황씨로부터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받은 유흥업소 종업원 박모(35·여)씨 등 여성 5명도 같은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황 원장은 애초부터 프로포폴 투약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박씨 등에게 필러 시술 등을 빙자해 2011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프로포폴을 총 132차례 불법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황 원장의 은행계좌 내역을 통해 확인한 범행만 132차례이고, 이들이 주로 현금 거래를 했을 개연성이 커 실제 범행 횟수와 투약자들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1회당 약 30만원을 받고 프로포폴 20㎖를 주사했고, 한 사람에게 하루에 많게는 4∼5차례 추가로 약물을 투여해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투여자들은 "마취에서 막 깨어나기 시작해 몽롱한 상태에 있을 때 황 원장이 다가와 추가 투여를 권유, 주사를 반복해 놓아줬다"고 진술했다.
이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맞은 일부 투여자들은 약물 중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적발된 투약자들은 박씨와 같은 유흥업소 종사자가 대부분이었고, 전직 걸그룹 멤버도 있었다. 이들은 약물 중독에 빠져 지인에게 돈을 빌려서 투약을 하기도 했다.
이 병원은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프로포폴을 맞을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수사는 작년 11월께 "딸이 프로포폴을 맞고 다닌다"는 박씨 어머니의 신고로 시작됐다. 프로포폴 중독인 박씨는 이 병원에서만 100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약물 투여를 위해 수억원의 빚을 졌다고 경찰이 밝혔다.
검찰도 경찰 수사와 별개로 황 원장의 비슷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원장은 "시술에 필요해 투여했을 뿐 고의로 프로포폴 주사를 놓은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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