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면역체계에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대학 심리학교수 존 카시오포 박사는 외로움은 감염을 막는 백혈구의 유전자 발현에 변화를 일으켜 감염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4일 보도했다.
'시카고 건강·노화·사회관계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성인 141명(50~68세)을 대상으로 백혈구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카시오프 박사는 말했다.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백혈구의 '역경에 대한 보존전사반응'(CTRA: conserved transcriptional response to adversity) 유전자 발현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TRA란 염증반응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하는 반면 항바이러스 반응 유전자의 발현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외로움은 최소한 1년 후 CTRA 유전자 발현을 예고하고 역으로 CTRA 유전자 발현은 1년 후 외로움을 예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시오포 박사는 이를 외로움과 CTRA 유전자 발현이 시간이 가면서 서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했다.
외로움은 또 투쟁-도피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골수줄기세포를 자극, 면역세포의 일종인 단핵구(monocyte)가 늘어나면서 체내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카시오포 박사는 설명했다.
투쟁-도피반응이란 긴장상황이 발생했을 때 맞서 싸우든, 도망가든 둘 증 하나를 택하게 되는데 그 반응으로 심박동-호흡속도 증가, 위-장의 움직임 저하, 혈관수축, 근육팽창, 방광이완, 발기저하 등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카시오포 박사는 작년 외로움이 심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조기사망 위험이 14%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