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슐린 저항이 만성 우울증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의과대학 정신의학·행동과학교수 나탈리 라스곤 박사는 인슐린 저항을 개선하는 당뇨병 치료제 피오글리타존(제품명: 액토스)이 만성 우울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8일 보도했다.
증세가 1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 우울증 환자 37명(여성 29명, 남성 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라스곤 박사는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이들에게 무작위로 피오글리타존 또는 위약을 12주 동안 투여했다. 이와 함께 평소 먹던 항우울제는 그대로 복용하게 했지만 이들은 항우울제 복용에도 여전히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들은 임상시험 시작 전에 모두 인슐린 저항과 우울증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인슐린 저항이 없는 사람은 피오글리타존 또는 위약 투여와 상관없이 모두 우울증이 개선된 반면 인슐린 저항이 있는 사람은 피오글리타존이 투여된 경우만 증상이 좋아졌다.
인슐린 저항이 있고 위약이 투여된 그룹은 증상이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인슐린 저항이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라스곤 박사는 설명했다.
뇌는 감정조절, 이성적인 사고 등 중요한 기능 수행을 위해 다른 조직보다 많은 포도당이 필요하며 따라서 포도당이 부족하면 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인슐린 저항이란 당뇨병의 전단계로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세포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인슐린에 내성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섭취한 포도당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혈당이 높아지게 된다.
이 연구결과는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최신호(11월18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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