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주도하는 비만퇴치운동에도, '뚱뚱한 미국인'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격년으로 실시되는 미국건강·영양조사(NHNES) 결과, 2013∼2014년 미국 성인 중 비만한 사람은 38%로, 앞서 2011∼2012년 조사 때의 35%보다 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3∼2004년 같은 조사에서는 성인 비만율이 32%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되는 증가율이지만, 많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설탕·탄산음료 줄이기, 열량섭취 낮추기 등에 집중하면서 비만 증가 그래프가 꺾이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흑인과 히스패닉이 비만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4년 자료를 종합할 때, 전체 비만율은 흑인이 48.1%로 가장 높았고 이어 히스패닉(42.5%), 백인(34.5%), 아시안(11.7%)의 분포를 보였다.
여성으로 세분화해도 이 순위가 유지됐다. 흑인 여성의 비만율은 56.9%였고 이어 히스패닉 여성(45.7%), 백인 여성(35.5%), 아시안 여성(11.9%)이었다.
남성의 경우는 히스패닉 남성이 39.0%로 가장 높았고 이어 흑인 남성(37.5%), 백인 남성(33.6%), 아시안 남성(11.2%)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성인 여성의 비만율이 38.3%로 성인 남성의 34.3%보다 높았다.
'남성이 여성보다 좀 더 뚱뚱하다'는 통념을 뒤집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연령별로는 40∼59세의 중년의 비만율이 40.2%를 기록한 데 이어 60대 이상(37.0%), 20∼39세(32.3%)의 순으로 나타났다.
2∼19세 아동·청소년의 경우는 정체 상태였다. 2003∼2004년 17%였는데 이번 2013∼2014년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학교 급식의 식단을 바꾸고, 탄산음료 자동판매기를 없애버리는 등의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비만율은 1980년대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2000년대 들어 주춤해졌다.
이는 1990년대 후반 이후 탄산음료 섭취가 4분의 1가량 감소하고, 미국 성인·아동의 섭취 열량이 확연히 줄어든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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