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을 매일 먹어야 하는 약 대신 백신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뉴멕시코 대학과 국립보건원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 연구진은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보다 효과가 훨씬 뛰어난 고지혈증 치료 백신을 개발했다고 UPI통신과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PCSK9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이 백신은 쥐와 원숭이 실험에서 효과가 확인됐으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만 남겨놓고 있다고 개발에 참여한 뉴멕시코 대학의 브라이스 채커리언 박사가 밝혔다.

쥐와 원숭이 실험에서는 이 백신이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을 최고 55%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지혈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스타틴은 LDL 감소효과가 30%로 알려져 있다.

스타틴은 근육통, 혈당 상승,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다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백신의 효과는 매우 놀라운 것이라고 연구팀의 일원인 NHLBI의 앨런 리멀리 박사는 강조했다.

원숭이 실험에서는 이 백신이 2주 간격으로 2차례 투여되고 6개월 후 추가 접종됐다.

콜레스테롤은 지나치게 많으면 혈관벽에 쌓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지만 호르몬 생산, 세포벽 보호 등에 필요한 지질이다. PCSK9 단백질은 콜레스테롤이 체외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다.

이 백신은 면역체계로 하여금 이 단백질을 공격하게 만든다. 결국 콜레스테롤 배출이 촉진돼 혈중 콜레스테롤이 줄어든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면역체계가 이 단백질을 공격하게 만들기 위해 연구진은 바이러스와 비슷한 분자(virus-like particle)를 개발했다.

이 바이러스 유사 분자는 감염성이 없고 유전물질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 PCSK9 단백질과 매우 흡사해서 면역체계는 PCSK9 단백질을 외부물질로 인식해 공격하게 된다.

이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과 같은 원리라고 채커리언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백신'(Vac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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