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statin)이 독감백신의 면역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 아동병원 세계건강센터(Center for Global Health)의 스티븐 블랙 박사가 2990~2011년 사이에 65세 이상 7천 명을 대상으로 미국 등 4개국에서 진행된 독감백신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29일 보도했다.
독감백신을 맞고 3주가 경과한 후 백신의 면역 효과를 나타내는 항체의 수치를 측정한 결과 스타틴을 복용하는 그룹이 복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38~6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랙 박사는 밝혔다.
그 이유는 스타틴의 염증 억제 효과 때문일 것으로 블랙 박사는 추측했다.
백신은 미약한 염증을 일으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데 스타틴이 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그렇지 않아도 노인들은 독감백신의 면역 효과가 떨어지는데 스타틴을 복용하는 노인의 경우 면역 효과가 더욱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에모리대학 백신센터의 사드 오메르 박사도 스타틴이 독감백신의 면역 효과를 방해할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02~2011년 독감시즌에 독감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급성 호흡기질환으로 카이저 퍼머넌트 보건센터를 다녀간 45세 이상 환자 14만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독감백신의 효과가 스타틴 복용자는 12.6%로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의 26.2%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국 왕립약리학회의 소티리스 안토니우 대변인은 스타틴과 독감백신이 면역체계에 작용하는 효과가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 있지만, 독감백신의 면역 효과가 떨어진 것은 스타틴 외에 다른 원인일 수도 있다고 논평했다.
리딩 대학 생명공학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벤 뉴먼 박사는 스타틴이 면역반응을 감소시킬 수는 있지만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감백신의 효과는 그래도 얼마간은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근육통, 간손상, 기억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스타틴의 안전에 또 하나의 의문을 제기한 것이기도 하다.
이 두 연구논문은 "전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10월29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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