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에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면 체중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 환경건강과학과 연구팀이 2001년에서 2012년까지 3~18세 청소년 16만 3천820명의 전자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2일 보도했다.

유년기에 항생제를 7회 이상 처방받은 아이들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한 일이 없는 아이들에 비해 15세 때 체중이 평균 3파운드(약1.4kg)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을 이끈 브라이언 슈워츠 박사가 밝혔다.

전체 조사대상자 중 21%(약 3만 명)가 유년기에 7차례 이상 항생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결과는 항생제가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의 분포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슈워츠 박사는 지적했다.

우리 몸에는 세포의 수보다 10배나 많은 박테리아 세포들이 살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장관 박테리아들은 영양소의 소화·흡수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항생제는 우리 몸 안의 나쁜 박테리아를 죽일 뿐만 아니라 "유익한" 박테리아도 죽이기 때문에 항생제 투여가 반복되면 위장관 박테리아의 분포에 변화가 발생하고 이와 함께 섭취한 음식물의 분해·흡수도 달라지면서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고 슈워츠 박사는 설명했다.

항생제 투여가 가져오는 체중증가 효과는 유년기가 끝나는 시기까지는 그리 크지 않을지 몰라도 이러한 효과가 계속 누적되면 성인기에는 더 큰 체중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과거 항생제 페니실린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페니실린의 부산물이 동물의 체중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현대 가축산업이 단기간에 가축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첨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심장학회(AHA)는 1971~2011년 사이에 아동 비만이 3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이들이 나중 성인이 되었을 때 이는 결국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비만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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