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6명중 1명은 약물을 오남용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채수미 전문연구원은 보건복지포럼 10월호에 게재한 '약물오남용의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한국사회의 4대 중독 및 정신건강 실태조사'(2014)를 분석한 결과, 응답자의 17%(697명)가 최근 1년간 약물을 오남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 조사는 2014년 20세 이상 남녀 4천9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애초 목적과 다르게, 또는 한도를 넘게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를 약물 오남용이라고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변비약이나 이뇨제를 먹는 경우, 단순한 감기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 등이 약물 오남용의 예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근 1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1개 이상 있고, 이 약물을 질병치료가 아닌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고 응답한 경우, 권장량보다 자주, 많이 복용했다고 응답한 경우를 약물 오남용으로 간주했다.

연령별 약물 오남용 비율은 20대가 20.7%로 가장 높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오남용 비율은 낮아져 60세 이상의 약물 오남용 비율은 11.4%였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약물을 오남용하는 비율에 차이를 보였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14%만 약물을 오남용하지만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23.7%가 약물을 오남용하고 있었다.

특히 우울증 위험을 판단하는 조사에서 '위험군'으로 나타난 응답자는 36%가 약물을 오남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위험도 '정상군'의 약물 오남용 비율은 12.9%였다.

약물을 오남용하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을 중단하면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는 경우가 42.2%에 달했다. 신체적인 고통을 느끼는 경우도 21.1%였다.

약물을 오남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약을 끊었을 때 정신적(7.2%), 신체적(9.1%) 고통을 느끼는 비율과 큰 차이가 났다.

약물을 과도하게 먹거나 여러 의약품을 함께 복용하고 이런 의약품을 알코올이나 다른 불법 의약품과 함께 복용하면 위험하다. 약물 오남용은 뇌의 보상 중추를 자극해 약물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채수미 연구원은 "약물 오남용 문제가 심각한 경우 판단력이 흐려져 불법 의약품 사용, 범죄, 교통사고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약물 오남용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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