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한 노인이 부자 노인보다 우울감을 겪을 확률이 2.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요인이 노인의 우울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 주요 결과와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년 6~9월 실시한 '노인실태조사'(1만451명 대상 면접조사)에서 조사 대상 노인의 33.1%는 우울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노인실태조사는 노인들에게 우울 증상과 관련한 15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듣는 방식의 '단축형 노인 우울척도'(SGDS)를 통해 노인의 우울 증상을 파악했다.
우울 증상을 느끼는 비중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리고 여성 노인이나 독거 노인에서 높았다. 특히 경제적으로 가난할수록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높았다.
가구 소득 상위 20%인(5분위) 노인 중 우울 증상을 가진 노인은 19.6%로 평균보다 13.5%포인트나 낮았다.
이에 비해 가구 소득 하위 20%(1분위) 노인 중 우울 증상을 가진 경우는 절반(50%)이나 됐다. 가장 소득이 낮은 그룹이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보다 우울 증상을 가질 확률이 2.6배 높은 것이다.
빈곤층인 가구소득 1분위 노인의 우울 증상 점수는 15점 만점(높을수록 우울 증상 큼)에서 7.3점이나 됐지만, 부유층인 가구소득 5분위 노인은 3.8점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이처럼 노인들은 경제적 상황이 좋을수록 상대적으로 적은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다.
지난 5월 OECD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9.6%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2.6%)의 4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노인 빈곤율은 중위 소득의 50% 이하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을 뜻한다.
노인 빈곤율이 심한 상황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3~4명당 1명꼴인 28.9%에 달했다.
노인의 65.3%가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며 일하는 노인의 79.3%가 '생활비 보충'을 일하는 이유로 든 점을 고려하면 많은 노인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근로 현장에 내몰리고 있었다.
보고서는 "노년기의 경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주택연금의 확대 등을 통해 노인들의 부족한 필요소득을 보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주거비나 보건의료비 등을 지원해 지출을 감소시키는 방안과 실질적 소득보완 효과를 지닌 좋은 일자리 공급 확대 등과 같이 즉각적으로 노인의 경제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