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미국 미시간대 병원 소아과 베스 티라니(여) 교수가 이를 풀고자 내년 1월 1일부터 6개월 동안 ADHD 판정을 받은 8∼1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
티라니 교수가 태권도와 ADHD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게 된 것은 노스빌에 위치한 '댄 비질 태권도장'이 ADHD를 앓는 학생 '해나'를 집중적으로 치료해 상태를 호전시켰다는 사례에 관심을 뒀기 때문이다.
태권도라는 스포츠가 ADHD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댄 비질 사범의 태권도 교육 방법이 치료에 도움이 됐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해 보겠다는 것.
댄 비질 태권도장에는 현재 200명의 학생이 등록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수련생 가운데 반 이상이 ADHD로 고통받고 있으며, 해나 양은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동포신문인 주간 미시간에 따르면, 해나 양은 선천적 기형을 바로잡으려고 2살 때부터 심장절개 수술을 세 차례나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발견한 그의 부모는 '전뇌운동'(whole-brain exercises)을 위해 물리치료(Physical therapy)를 받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태권도를 통해 주의력결핍장애(ADD)를 치료한다는 비질 사범을 만난다. 45분간 일주일에 두 번씩 태권도장을 찾은 해나는 두 달 만에 집중도가 개선되고 숙제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학업 성취도도 높아져 중학교를 평점 3.5로 졸업했다.
비질 사범의 개인적인 경험도 티라니 교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질 사범은 17세 때 다른 태권도장에서 같은 효과를 경험해 태권도가 학생들의 집중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
그는 10년 전 노스빌에 태권도장을 열 때 선수를 길러내기보다 학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기를 원했다고 한다.
비질 사범은 "태권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증한 치료법은 아니지만 효과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티라니 교수의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태권도의 효과를 입증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태권도가 대체 치료법으로 인정된다면 미국 전역에서 태권도를 통한 ADHD 치료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태권도 수업료 전액은 티라니 교수의 연구비에서 지원된다. 그는 지난 3년간 연구비를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했지만 목표액 6만 달러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현재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크라우드라이즈(www.crowdrise.com/fightadhd)를 통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는 640만 명(11%)의 어린이들이 ADHD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을 앓는 어린이는 주의가 산만하며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충동억제 기능이 약하며 활동 과다 현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티라니 교수는 "태권도가 처방약에 의한 치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더라도 치료약 복용과 병행할 수 있다면 약의 양을 줄여 그에 따른 부작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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