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있다 일어섰을 때 현기증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은 심각한 신경질환과 조기사망 위험을 알리는 경고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전문의 크리스토퍼 기번스 박사가 기립성 저혈압이 있거나 없는 165명(평균연령 59세)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진행한 추적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3일 보도했다.

앉았다 일어섰을 때 3분 이내에 현기증을 느끼는 사람은 10년 안에 사망할 위험이 64%로 기립성 저혈압이 없는 사람의 9%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앉았다 일어선 뒤 3분 이상 지나서 현기증이 나타나는 지연형(delayed) 기립성 저혈압은 10년 내 사망위험이 29%로 나타났다.

또 처음엔 지연형 기립성 저혈압이다가 나중에 전형적인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전된 사람은 10년 내 사망위험이 50%로 밝혀졌다.

지연형 기립성 저혈압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뇨제, 항우울제, 혈압약 등 혈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들 중 54%는 나중에 전형적인 기립성 저혈압으로 발전했다.

전체적으로 전형적인 기립성 저혈압 그룹에서는 35%가 파킨슨병과 치매의 한 종류인 루이소체 치매 같은 심각한 퇴행성 신경질환이 발생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기번스 박사는 설명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아닌 루이소체(Lewy bodies) 라는 물질이 대뇌피질에 쌓이면서 뇌세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그러나 일어섰을 때 어지러움을 느끼는 사람 모두에게 이러한 경고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당뇨병, 탈수, 내이(內耳) 이상이나 혈압약, 항우울제 복용도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립성 저혈압은 나이가 들수록 나타나기 쉬우며 60대~70대가 되면 5~10%가 겪게 된다고 기번스 박사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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