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과 빵으로 대변되는 동·서양식 식습관에 따라 대장암 발생률이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흔한 암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 교수팀은 대장암 진단 3개월 이내의 환자 150명과 건강한 대조군 116명을 대상으로 평소 식습관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10년 11월부터 1년에 걸쳐 이뤄졌다. 조사 대상자의 나이는 20~80세였다. 과거 다른 암이나 만성질환 등으로 식생활의 변화가 필요했던 사람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승민 교수팀이 공동으로 참여한 이 연구결과는 한국임상영양학회지 4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102가지 식품을 총 16개 식품군으로 분류한 질병관리본부의 식품섭취빈도조사 양식을 기준으로 1년 동안의 식습관을 분석했다.

이 결과 1주일에 1.9회 이상으로 빵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적게 섭취하는 그룹(0.47회 미만)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2.26배 높았다.

반면 떡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주당 0.7회 이상)은 적게 섭취하는 그룹(주당 0.23회 미만)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약 0.35배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정확한 원인을 아직 규명할 순 없지만, 빵과 떡의 섭취량이 그 사람의 식이 패턴을 대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즉 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곡물과 채소(섬유질) 중심의 한국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가지지만 빵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붉은 육류 중심의 서구식 식이패턴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질, 포화지방산 및 단일 불포화 지방산, 당분 함유 음료 과다 섭취는 대장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비해 식이섬유와 비타민C의 섭취는 대장암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붉은색 육류의 하루 섭취량이 50g 증가할수록 대장암의 위험이 15% 증가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책임자인 박효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빵으로 대변되는 서구식 식사습관과 대장암의 상관성을 본 것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앞으로 식이 패턴과 대장암의 위험도를 연구하는데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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