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규제 벽에 막혀 유럽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의료기기와 전기전자 제품 수출업체에 활로가 생겼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이 최근 유럽 인증기관 3곳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해 현지 인증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KTR은 16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의 아일랜드국가표준기구(NSAI) 본사에서 유럽 의료기기 CE 인증 획득 관련 업무협약을 했다.

CE인증은 위험성 있는 품목을 유럽에서 유통할 때 반드시 받아야 하는 통합규격 인증마크다.

EU에서는 1998년부터 CE마크를 부착한 의료기기만 판매할 수 있다. 2010년과 2011년 의료기기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EU는 의료기기 분야 인증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하고 있다.

이번 업무 협약으로 KTR이 국내에서 시험한 의료기기 시험 성적서가 유럽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KTR은 "인증지연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KTR을 통해 시험 및 공장심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현재 유럽 CE 인증 획득에는 8개월 이상 걸리는데 절반 가량으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KTR은 지난 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VDE(독일전기전자정보통신기술협회) 인증 획득 업무협약도 했다.

VDE는 전기제품 전분야의 품질과 안전을 보증하는 시험인증 기관이다.

협약은 전기전자 분야 VDE인증 획득을 위한 인증서 및 시험 결과를 서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시 국내 기업은 KTR을 통해 국내에서 시험과 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절감하게 됐다.

KTR은 또 지난 10일 체코 국립방폭시험소(FTZU)와 방폭기기 CE인증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E 방폭인증은 잠재적 폭발 위험이 있는 곳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된 장비와 보호시스템에 적용되는 유럽 CE 인증이다.

최형기 KTR 원장은 "각종 기술규제 강화로 수출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 내 주요 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업무협약으로 의료기기와 전기전자 등의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유럽진출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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