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상 여성은 아무 증상이 없어도 3년마다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들의 권고안이 나왔다.
관련 학회의 추천을 받은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위원회'는 국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7대암의 검진 권고안을 개정·발표했다고 국립암센터가 9일 밝혔다.
2002년 암센터 설립 당시 제정된 기존 5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 권고안에 폐암,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 권고안이 추가됐다.
위원회는 비용과 효율성 등을 분석해 각 권고안을 A, B, C, D, I등급으로 분류했다. A·B등급은 '적극적으로 추천', C등급은 '의사의 판단·수검자 선호에 따라 선택', D등급은 '비추천', I등급은 '근거 불충분'을 의미한다.
위원회는 여성의 자궁경부암 검진, 간암 고위험군의 간암 검진 등을 A등급으로 분류했다.
이 권고안에 따르면 20세 이상 여성은 3년마다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자궁세포도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암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상피이형성증 등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수술만으로도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진 주기는 과거 권고안(2년)보다 1년 늘린 3년으로 잡았다. 검진 주기 2년과 3년을 비교했을 때 효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위원회는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간경화증 환자의 간암 검사도 A등급으로 분류했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6개월마다 간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마다 초음파검사 등을 시행했을 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간암 사망률을 37% 낮출 수 있었다는 중국의 임상 시험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위원회는 이밖에 위암, 대장암, 유방암, 폐암 검진에 대한 권고안을 B등급으로 분류해 적극 추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47∼74세 성인은 누구나 2년 간격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위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권고등급 B). 단 85세 이상은 위암 검진을 시행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권고등급 D).
대장암 검사를 위해서는 45∼80세 성인이 2년마다 대변 검사(분변잠혈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등급 B)했다. 단 대장내시경 검사는 수검자의 선호도와 의사의 판단에 따라 받을지 결정하라고 권고(등급 C)했다.
유방암 검진을 위해 40∼69세 여성은 증상이 없어도 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받는 것이 좋다(등급 B).
폐암 검진을 위해서는 30년 이상 흡연한 55∼74세 고위험군은 매년 흉부CT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위원회는 권고했다(등급 B).
한편 갑상선암의 경우 초음파를 이용한 검진은 "권고하거나 반대할 만한 의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권고 등급 I)"고 위원회는 밝혔다. 위원회는 "(수검자가) 갑상선암 검진을 원하는 경우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후 검진을 실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암센터는 이 권고안을 바탕으로 국가암검진 프로그램 개정이 검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 김열 암관리사업부장은 "이번 권고안은 먼저 의료인들에게 암 검진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인들이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암 검진을 권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후에 대국민 홍보자료를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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