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남아와 여아는 증상에 차이가 있고 뇌 구조도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의과대학의 비노드 메넌 정신의학·행동과학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자폐증 여아는 자폐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반복행동과 한정행동(repetitive and restritive behavior)이 자폐증 남아보다 훨씬 약하고 따라서 뇌 구조도 다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5일 보도했다.
자폐아의 가장 핵심적인 3대 증상은 손 흔들기 같은 반복행동, 관심의 폭이 아주 좁고 일상이 고정된 한정행동, 사회성-소통 결핍이다.
연구팀은 먼저 지능지수(IQ)가 70 이상인 '고기능' 자폐증 남아 614명과 여아 128명(7~13세)의 증상을 연령과 IQ에 맞춰 비교평가했다.
그 결과 여아가 남아에 비해 반복행동과 한정행동 평가에서 정상점수에 가깝게 나타났다.
이는 자폐증 진단비율이 여아가 남아보다 1대4로 훨씬 낮은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연구를 주도한 카우스투브 수페카르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러나 사회성과 소통 결핍은 남아나 여아나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어 자폐증 남아 25명, 자폐증 여아 25명, 정상 남아 19명, 정상 여아 19명의 뇌 MRI 영상과 증상을 비교분석했다.
증상 평가에서는 역시 자폐증 여아가 자폐증 남아에 비해 반복행동과 한정행동이 덜 했고 사회성-소통 결핍은 차이가 없었다.
뇌 MRI 영상 분석에서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운동 피질(motor cortex), 보조운동영역(supplementary motor area), 소뇌 일부의 회색질(gray matter) 패턴이 크게 달랐다.
이 뇌 부위들은 운동기능과 운동의 기획을 관장하는 곳이다. 대부분의 반복행동은 운동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수페카르 연구원은 뇌 MRI에 나타난 회색질의 패턴만으로 자폐증 남아인지 여아인지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자폐증 남아와 여아에게서 나타나는 반복행동의 정도 차이가 뇌 구조의 차이에서 오는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대뇌는 신경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신경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자폐증'(Molecular Autism)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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