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이 사는 지구는 우리가 사는 지구와 달리 더 큰 감염병의 위기에 노출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가 당면한 보건 안보의 위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전염병 위험 분석 업체인 메타바이오타의 네이선 울프 대표는 7일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 회의(Global Health Security Agenda, GHSA)의 부속 행사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공개포럼에서 자신의 어린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같이 말했다.

메타바이오타는 각국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신종 바이러스가 침입할 수 있는 위험지대에서 유행병이 도졌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와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울프 대표는 "지금은 만성질환으로 생각하는 질병도 처음에는 에볼라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처럼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야생 동물들은 여러 종료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바이러스가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 옮겨져 유행병(pandemic)이 되기 전에 막을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감염병은 다양한 국가에서 정부·시민·도시·기업 등 다양한 단위에 영향을 준다"며 "이에 대처하거나 완화하려면 국제 차원에서 네트워킹을 통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울프 대표는 이를 위해 정부 간 혹은 정부와 NGO 사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건안보, 민·관 파트너십'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감염병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머스 프리덴 미국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글로벌화가 진행될수록 감염병의 위협은 더 커지고 있다"며 "각 국가는 감염병의 위협을 예방, 탐지, 대응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발생 때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힘을 모아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후쿠다 게이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도 지속 가능한 보건 안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리더십, 각 커뮤니티의 참여, 정리된 보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WHO는 위기상황 시 대응, 국가 간 정보공유, 모니터링 방법 등을 규정한 국제보건규약(IHR·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s)을 활용해 각 국가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에번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사무차장은 "인수(人獸)공통질환이 신종감염질환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탐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감염병 유행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국가 간, 지역 간, 범사회적 네트워크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딧 시퍼스 네덜란드 보건복지체육부 장관은 항생제 내성을 막아온 네덜란드의 경험을 토대로 국제사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퍼스 장관은 "항생제의 남용과 내성 방지를 위해 네덜란드는 5개년 계획을 통해 ▲ 내성균으로 인한 감염자, 사망자 수 50% 줄이기 ▲ 최후의 처방약으로 항생제 사용하기 ▲ 오·남용된 항생제 처방 50% 줄이기 등의 목표를 추진 중"이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유럽연합(EU) 국가 간의 협력과 민·관 사이의 공동 노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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