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인당 의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전날 발표한 지난해 1인당 의료비 지출은 전년보다 2%가 늘어난 31만4천엔(약 31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구의 고령화, 의술의 발전으로 비싼 약품이나 장비 사용이 늘어난 탓에 국민들이 지출한 의료비 총액도 40조엔(395조원)으로 1.8%가 늘었다.

의료비는 환자 부담 및 보험 급여를 합산한 것으로, 총액 증가율 1.8% 가운데 1.2%는 인구의 고령화, 나머지 0.6%는 의술의 고도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의 의료비 총액 증가율은 한때 3%전후를 기록했지만 최근 3년간은 2%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값싼 복제약(제네릭)이 늘어나고 극진한 간호를 하는 병상을 줄인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1인당 의료비의 경우, 75세 이상이 평균 93만1천엔을 지출해 75세 미만(21만1천엔)보다 4.4배가 많았다. 75세 이상의 노인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5%이지만, 의료비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3%다.

의료비의 재원을 살펴보면 환자의 본인 부담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본인 부담은 원칙적으로 30%이지만, 75세 이상의 환자는 10%로 줄어든다. 나머지 50%는 보험료, 40%는 세금으로 각각 충당하고 있다. 현역 세대가 보험료나 세금을 통해 노인을 지원하는 구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사회보장 제도는 소득이 있는 현역 세대가 노인들을 지원하는 구조여서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일본이 현재의 구조를 방치하면 현역 세대와 기업의 부담이 커지면서 경제 활동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이나 자산을 보유한 고령자에게 일정한 부담을 요구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70세 이상의 본인 부담액은 현역 세대와 같은 소득이 있어도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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