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건강식품에 집착하다 오히려 건강을 해친 사람들이 나오면서 인터넷과 미디어에 최근 범람하는 건강식품 섭취 정보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됐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건강식품 탐욕증' 용어를 만든 스티븐 브래트먼 박사는 지나친 건강식 집착에 빠지면 영양실조와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997년 처음으로 건강식품 탐욕증을 건강식을 먹어야 한다는 주체할 수 없는 충동에 빠지게 되는 식이 장애로 '미덕을 가장한 질병'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건강식품 탐욕증은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 5판에서도 질환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그 위험성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한때 열렬한 건강식 애호가로 건강식을 선전하던 조던 영거는 건강식품 탐욕증에 고통받다 최근 균형잡힌 식단으로 돌아간 유명 블로거이다.

그는 자신의 뉴욕 음식 블로그에 건강식 정보를 올리고 '금발의 채식주의자'(Blonde Vegan)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출시해 유기농 음식만을 섭취하는 신봉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영거는 해독 주스 만드는 법을 공유하는 등의 정보를 올려 10만 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가진 떠오르는 건강식 애호가였다.

하지만 건강식에 대한 극찬에도 영거는 점점 무기력해지면서 월경이 멈추는 건강 이상을 겪었고 매번 계획하지 않은 것을 먹을 때 당황하게 되면서 일상적인 걱정이 늘게 됐다.

영거는 결국 자신의 제한된 건강식 식단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식단과 생활 습관을 바꾸게 됐다.

그는 "음식들을 먹을 때마다 두려움이 들었다"며 그러면서 점점 음식을 제한하게 되고 심지어 달걀을 '공포 달걀'이라고 부를 정도가 됐다"고 고백했다.

영거는 결국 오랜 치료 끝에 달걀, 생선, 닭고기도 먹는 균형잡힌 식사를 하게 됐고 브랜드 이름도 '균형 있는 금발'(The Balanced Blonde)로 바꿨다.

그는 쉽지 않은 변화였다며 이후 몇몇 팬들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TV방송인 캐리 암스트롱 역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채식과 과일만 섭취했는데 기대했던 결과 대신 오히려 건강이 악화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다.

이어 건강식품 탐욕증은 음식과 건강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하는 현대인들 속에서 사람을 외롭고 고립시키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도하게 건강식에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인스타그램에는 2천600만개의 '유기농음식먹기'(#eatclean)해시태그가 있고 음식 섭취의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해주는 식단 애플리케이션 등이 앱 스토어에 올라오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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