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장애나 행동 장애로 치료를 받는 노인들의 진료비가 최근 4년간 연평균 20% 이상씩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나 인지저하 등 뇌기능 손상으로 인한 질병을 앓는 노인들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서라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신일호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양운영실장은 31일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노인의료비 심포지엄에서 건강보험으로 지급되는 노인 진료비가 작년 19조8천억원으로, 2010∼2014년 연평균 10.8%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노인 진료비 증가는 정신 및 행동장애가 주도했다. 지난해 이와 관련된 노인 진료비는 1조8천억원으로 2010∼2014년 연평균 22.9%씩 늘어 전체 노인진료비 증가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정신 및 행동 장애에는 정신질환 혹은 정신질환을 원인으로 한 행동 장애가 포함된다. 치매, 기분 장애, 신경증 등 정신 장애와 인격 장애나 생리적 장애·신체적 요인을 수반한 행동 장애가 해당된다.
이와 함께 '넘어짐'(손상, 낙상 등)으로 인한 진료비도 지난 4년 새 연평균 10.3%씩 꾸준히 증가했다. 손상·부딪힘으로 인해 진료를 받은 노인은 지난해 198만명이나 됐다.
신 실장은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치매 유병률이 증가하고 '넘어짐' 관련 의료비 지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치매나 '넘어짐'으로 인한 노인 진료비 증가폭이 더 커질 전망인 만큼 건강보험 재정 파탄을 피하려면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치매는 적절한 시기에 조기 대응하면 진료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알츠 존'을 전국에 설치하고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치매 노인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박동준 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 연구교수도 발제자로 참여했으며 박영숙 서울시 건강증진과장, 강경희 경남 함안군 보건소장, 윤종철 경기도 광역치매센터장, 강세훈 대한노인회 행정부총장, 한민호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책과장, 정윤순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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