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그동안 약물치료가 어려웠던 악성 간암에 대한 새로운 진단 및 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높여주는 핵심 유전자를 찾아냈다.
아주대 의대 윤계순·우현구 교수팀은 31일 간세포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됐을 때 발현해 간암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 유전자 10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7월 14일자)에 게재됐다.
간암은 국내 중장년층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으로 대부분 진단 시기가 늦어 근본적 치료인 절제술이 불가능하거나 간경변을 동반해 일반적인 화학 및 방사선 요법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간세포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된 세 가지 세포 모델을 확립,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됐을 때 발현해 간암의 악성화를 촉진하는 미토콘드리아 손상성 핵심 유전자 10개를 발굴했다.
또 이 핵심 유전자 10개가 모두 발현된 환자군의 2년 생존율은 35%로 그렇지 않은 환자군(76%)보다 크게 낮고, 수술 후 2년 내 조기재발률도 35% 이상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미토콘드리아 손상성 핵심 유전자가 많이 발현할수록 간암환자의 생존율이 낮아진다는 것을 확인,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대사 중심의 새로운 간암 악성화 조절 기전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손상성 핵심 유전자 중 하나인 'NUPR1'은 그래눌린(Granulin)이라는 유전자를 발현, 간암을 악성화시키는 데 직접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윤계순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손상성 항암 표적 발굴은 간암의 진단 및 치료 전략을 새롭게 제시, 기존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향후 간암 등 다양한 악성 암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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