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부족으로 아프리카 니제르 등에서 발생한 C형 뇌수막염(meningitis C)이 대륙 전체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WHO는 2010년 A형 뇌수막염 백신(MenAfriVac) 보급으로 A형 뇌수막염 발생은 급감했지만 C형 뇌수막염 발생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백신 부족으로 대규모 전염병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뇌수막염 백신 준비 국제조율그룹'(ICG)은 제약사에 저렴한 결합백신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오래된 다당류 백신들보다 면역기간이 길면서 더욱 효과적인 새로운 결합백신을 싼 가격에 충분히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WHO 전염병 통제팀의 윌리엄 페레 조정관은 "아프리카에서 2억명에게 A형 뇌수막염 백신을 투여했기 때문에 A형 뇌수막염 전염병은 더는 없다"면서 "그러나 올해 니제르에서 전혀 예상 못한 대규모의 C형 뇌수막염 전염병이 발생해 놀랐다"고 말했다.

WHO는 다당류 백신들과 달리 아이들에게도 적합한 결합백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WHO 통계에 따르면 이런 결합백신은 4~5달러인 기존 다당류 백신들보다 비용이 최소 10배 이상 든다.

물론 제약사들이 결합백신을 현재 25달러에 팔고 있지만 500만개를 확보하려면 1억2천500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WHO는 설명했다.

페레 조정관은 "제약사들이 저렴한 결합백신을 제공하지 못하면 똑같은 품질을 제공하지 못하는 예전 백신들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C형 뇌수막염은 치명적인 뇌손상을 일으키며 치사율이 50%에 달한다.

C형 뇌수막염 발생이 지난 2013년 이래 증가해온 가운데 지난 상반기 니제르와 나이지리아에서 1만2천건이 발생해 이 중 800명이 사망했다.

WHO는 1월에 시작하는 내년 뇌수막염 발생 시즌이 되면 훨씬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1996~1997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선 A형 뇌수막염이 창궐했다. 20만명의 환자가 발생해 2만명이 사망했다,

WHO는 C형 뇌수막염이 A형 뇌수막염처럼 이웃 국가들로 번질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이미 나이지리아에서 니제르로 번진 바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 사이에 이웃 국으로 번질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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