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당뇨병 환자에게 시행하는 당뇨 치료법인 '위 우회술'을 시술했을 때 질환의 개선 정도를 예상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순천향대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 김용진 교수팀은 이 수술로 당뇨 증세가 얼마나 호전될지 수술 전에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위 우회술은 위를 소장의 하부와 직접 연결해 혈당 조절능력을 되찾게 해주는 수술법이다.
김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위 우회술을 받은 고도비만 당뇨 환자 102명의 수술 전·후 경과를 분석해 잔여췌장기능, 체질량지수, 인슐린 사용 여부 등 3가지 요소가 수술 경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고도비만 수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 '비만 수술'(Obesity Surgery) 7월호에 게재됐다.
위 우회술을 받으면 체중이 줄고, 당뇨도 자연스레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술 후 어느 정도 당뇨가 개선될지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연구 결과 잔여췌장기능 수치 2.6 이상, 체질량지수 42.5㎏/㎡ 이하, 인슐린 사용 경험 없음 등의 3가지 조건을 갖춘 경우에는 이 수술로 당뇨 증세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수술 후 당뇨가 어느 정도 좋아진다고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떠나 어떤 요인이 수술 후 당뇨 호전에 도움을 주는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조건이 각 기준에 미달하면 수술의 기대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비만 치료나 당뇨 치료 등 환자와 의료진의 목적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된 것이라고 순천향대병원 측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 모델을 널리 보편화해 비만인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