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해수욕장에서 다른 사람이 모는 모터보트를 타다 다쳤다면 배상 책임은 어떻게 될까.

A(53.여)씨는 2013년 7월 수도권의 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다 B씨가 운전하는 8인승 모터보트의 맨 앞자리에 탔다.

그런데 B씨가 운행을 시작해 바다 위를 달리던 중 보트를 급가속하면서 뱃머리를 들어 올렸다. 이때문에 A씨의 몸이 공중으로 떴다가 보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A씨는 허리뼈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A씨는 이 보트 선주가 수상레저보험 계약을 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자신과 두 자녀에게 손해배상금과 위자료 등으로 총 9천5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송승우 판사는 보험사가 A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송 판사는 배상 책임의 근거로 A씨를 비롯한 승객들이 보트에 오르기 전 선주나 운전자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지 않았고, B씨가 보트의 뱃머리를 급격히 들어 올리는 방법으로 보트를 운전할 예정임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 이 보트에는 안전띠 등 탑승자의 추락을 방지할 만한 별다른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본인의 책임도 있다며 보험사의 배상 책임을 75%로 제한했다.

송 판사는 "파도에 따른 상하운동이 불가피했고, 원고도 어느 정도의 스릴을 즐기려고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는 이 보트에 탑승했으며 원고 스스로 이 보트 안에서 비교적 위험한 곳인 앞좌석에 앉은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A씨의 치료비와 일실수입 등 손해 6천800만원에서 본인 책임 25%와 이미 지급된 배상액 3천300만원을 제하고 남은 배상액 1천800만원에 위자료 1천400만원을 더해 3천200만원을 지급하라고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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