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이나 객혈, 호흡 곤란 등 폐질환 증상이 없는 흡연자 중 3.1%는 발병 요인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또 발병 요인이 확인된 흡연자가 금연하지 않으면 이 중 70%는 증세가 악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채금주 전문의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지난달 유럽 최고 권위 영상의학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 저널인 '유로피언 레디올로지'(European radiology)에 발표했다.
'무증상 환자에서의 복합폐기종 섬유화의 유병률과 진행과정'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전북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흡연자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
채씨는 폐질환 관련 증상이 없는 흡연자 2천명의 CT 결과를 분석해 이 중 63명(3.1%)에게서 '복합폐기종 섬유화'가 나타난 사실을 확인했다.
복합폐기종 섬유화는 폐의 위쪽에 폐포가 파괴되는 증상과 폐 아래쪽에 섬유화가 함께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해지면 폐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채씨는 복합폐기종 섬유화가 나타난 63명 중 42명을 추적관찰했다.
논문에 따르면 42명 중 20명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금연을 했고, 22명은 담배를 계속 피웠다.
흡연을 유지한 22명 중 16명(70%)은 복합폐기종 섬유화가 악화했고, 이 중 3명이 폐암에 걸렸다.
반면, 금연을 한 사람 중 95%는 복합폐기종 섬유화가 악화하지 않았다.
채씨는 "이번 연구는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에 발병 요소를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며 "폐질환 증상이 없는 흡연자들을 관찰해 암이 유발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폐질환 증상이 없는 흡연자 중 일부는 발병 요인을 갖고 있다는 것과 또 이런 흡연자들에게 금연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며 "폐 질환자의 관리 및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