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충북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온열 환자가 늘고 있고, 더위를 이기지 못한 가축은 집단 폐사했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병해충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농산물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충청권 젖줄인 대청호에서는 녹조가 발생했다.

6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 5월 26일 이후 이날까지 45명의 온열 환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70∼80대 노인이다.

이들 중 1명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1명은 아직 병상에 누워 있다.

충북도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홀로 사는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 3만2천662명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폭염 주의보가 처음 발효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진천·충주·제천 7개 농가의 닭 2만2천600마리가 죽었다.

불볕더위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축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충북도는 축사에 차광막을 설치하거나 송풍기를 활용, 축사 내 공기를 순환시켜 주고 신선한 물을 공급해 줄 것을 축산 농가에 당부했다.

농작물 병해충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음성·진천·괴산군의 사과·배·복숭아 나무 등에서는 외래 해충인 '미국선녀벌레'가 대거 발견됐다.

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미국선녀벌레 밀도는 나뭇가지 30㎝당 평균 20.8마리다. 지난해(평균 10마리)보다 배나 많다.

해충인 '혹응애'도 급속히 퍼지고 있어 충북 마늘 재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온다습한 날이 이어지는 게 원인이다.

도내 마늘 재배농가의 72.7%에서 혹응애가 발생했다.

혹응애는 0.2㎜ 크기의 작은 해충으로 마늘 잎을 기형으로 만들고, 수확한 마늘을 갉아먹어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마늘 수확 후 38도의 열풍 건조를 3∼4일씩 2∼3차례 해야 혹응애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괴산 등 일부 고추 재배 농가에서는 검은 반점을 퍼뜨리며 줄기를 고사하게 만드는 '토마토 반점 위조 바이러스'와 유사한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

충청 주민들의 식수원인 대청호 녹조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청호에는 지난달 29일부터 녹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회남(보은) 수역의 클로로필-a 농도는 지난달 27일 26.6㎎/㎥에서 이달 3일 10.9㎎/㎥로, 남조류 세포 수는 1천44개/㎖에서 914/㎖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무더위가 지속할 경우 남조류 개체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문의와 추동(대전 동구) 수역은 아직 '안정권'이지만 수온이 30도를 넘어설 경우 녹조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충북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녹조 형성을 억제하고 이미 생긴 녹조류를 제거하기 위해 수중 폭기 장치와 조류 차단막을 가동했다.

정수 과정에서 염소와 활성탄을 활용해 독성 물질 등을 제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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