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의 제약·바이오주가 27일 일제히 폭락했다.
그동안 주도주 역할을 하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미국 바이오 기업의 실적 부진 등 영향으로 대거 조정을 받으면서 전체 코스닥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제약업종 지수는 5.58%나 떨어져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코미팜이 13.87% 급락했고 씨젠(-12.02%), 에스텍파마(-10.68%), 제노포커스(-9.89%), 동국제약(-9.79%), 대화제약(-9.46%)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 구성 종목 58개 중 상승 종목은 조아제약, 펩트론, 이-글 벳 등 3개뿐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도 씨젠과 함께 셀트리온(-3.30%), 메디톡스(-5.92%), 바이로메드(-7.59%) 등이 약세를 보여 지수를 끌어내렸다.
뉴욕증시에서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난 게 코스닥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바이오젠은 올해 매출액이 전문가들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 성장 전망치도 하향조정됐다. 이날 주가는 22% 급락했다.
지난주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2.9%와 2.2%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2.3% 하락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오 기업 실적과 주가 부진, 미국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한 경계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그동안 크게 오른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며 향후 방향성도 미국 증시 흐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안정한 대외 변수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 금리 인상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세계 증시는 대체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88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순매도액인 110억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제약·바이오주는 그동안 코스닥 활황을 이끌었으나 대내외 악재 속에 거품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53.7배로 나스닥 바이오업종의 33.4배보다 무려 61%나 할증 거래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위험 관리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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