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4명 중 3명(75.9%)은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을 앓는 만성 질환자다. 만성 질환은 오랫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약값'은 노인들의 주요 지출 항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약값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은 소득이 높은 노인보다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박은자 부연구위원은 '노인의 의약품 비용부담 및 복약 어려움' 보고서에서 2012년 고령화연구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 노인은 소득의 13.1%를 약값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소득 수준에 따라 상-중-하로 삼등분했을 때 '상'에 속하는 고소득층 노인이 약값으로 소득의 1.9%만 지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6.9배나 차이가 났다.

소득 수준이 중간인 노인들은 전체 소득의 4.6%를 약값으로 소비했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만성질환을 세 가지 이상 앓는 경우가 많아 약값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소득 수준이 '하'로 분류되는 저소득층 노인 중에는 19.4%가 만성 질환을 3개 이상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이 높은 노인 가운데 만성질환이 3가지 이상인 경우는 13.7%뿐이었다. 소득 수준 중간인 노인 중에는 16.5%가 만성질환 3개 이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만성질환의 개수가 늘어날수록 약값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의약품 비용부담이 커질수록 필요한 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다른 질환, 합병증 등을 겪을 수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저소득층 노인의 의약품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근호(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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