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프랑스의 10대 소녀가 12년간이나 약물 치료를 중단했으나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 에이즈 연구 과학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현재 18세인 이 소녀의 사례가 그녀를 치료한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의료진에 의해 20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에이즈 학회에 보고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소녀는 출생후 6세 때까지 집중적인 약물치료를 받았으나 그후 의사들과의 연락이 두절된 가운데 그녀의 부모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치료를 중단했다.
그녀가 다시 의사를 찾아와 검사를 받은 결과 치료를 중단한 HIV 감염자에게 보통 나타나는 혈액내 바이러스 확산이 없었다.
의사들은 상태를 지켜보면서 에이즈 바이러스가 재발할 때만 치료를 재개하기로 했다.
그녀는 현재 바이러스가 검출되지만 잠복상태에 있고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으로 20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파스퇴르 연구소의 프랑수아 바레 시누스 박사는 "이번 사례는 HIV 감염자에 대한 조기 치료가 매우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이다"고 말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같은 제약사의 의약품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 숨어있다가 투약을 중단되면 다시 나타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에이즈 치료제를 조기에 집중 투약하면 바이러스 출현을 예방, 치료를 중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랑스 소녀가 에이즈 치료약을 중단한 채 장기간 완화된 상태를 보인 것은 2012년 14명의 프랑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서의 사례와 유사하다.
이들은 모두 HIV 감염 직후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를 중단한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나타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두 사례가 부작용이나 평생 치료에 따른 비용부담 없이 HIV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파스퇴르 연구소 HIV 수석 연구원 아시에 사에즈-시리온 박사는 프랑스에서 태어날 때 HIV에 감염된 580명 가운데 100여명이 생후 6개월내에 약물 치료를 받았고 이중 15명이 치료를 중단한 결과 13명은 수주 또는 수개월내 바이러스가 재발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2명 가운데 한 명은 치료중단이 3년간 계속됐고 다른 한 명은 이번에 보고된 소녀이다.
그는 12년간 약물치료를 중단한 소녀가 아무런 합병증세 없이 매우 건강하다면서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녀가 에이즈로부터 완치된 것이 아니라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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