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완치자 5명 중 2명은 메르스를 극복한 뒤에도 불면증에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족 중에서도 절반 가까이는 '분노'와 '우울감',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보건복지부 심리위기지원단은 17일 현재 상담을 진행한 메르스 완치자 106명 중 41.8%는 우울증과 50.6%는 불안과 각각 싸우고 있었다. 조사 대상에서는 사망자 혹은 연락이 닿지 않은 사람들은 제외됐다.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36.3%나 됐으며 8.5%에 해당하는 9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25.4%는 분노의 감정을, 5.4%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공포감을 느끼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힘쓰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생활에 부정적 영향이 미치는 상황을 뜻한다.
심리위기지원단은 유가족 88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 71.2%가 슬픔을, 53.5%가 우울과 절망을 느끼고 있었으며 분노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45.2%나 됐다.
불면을 호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45.2%였으며 불안·두려움·긴장을 겪는 사람은 32.9%에 달했다. 이와 함께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16.4%나 됐다.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심리위기지원단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PTSD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심리치료 후에도 일상생활에 복귀하는데 힘들어해서 집중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며 "유가족들의 경우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해 원망과 분노의 깊이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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