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하지 않는 '윙', '삐' 같은 소리가 귀에서 계속 들리는 이명(耳鳴)에는 뇌 자기자극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포틀랜드 재향군인 메디컬센터 국립재활청각연구소(National Center for Rehabilitative Auditory Research)의 로버트 폴머 박사는 두피를 통해 뇌조직에 자기자극을 가하는 경두개자기자극(TMS: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이 이명을 완화시키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6일 보도했다.

TMS는 두피에 장치된 코일에 전류를 흘려 만들어진 자기장으로 뇌세포를 자극하는 것으로 현재 우울증 치료에 쓸 수 있도록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폴머 박사는 최소한 1년 이상 이명을 겪고 있는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팀은 이들을 반반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진짜 TMS를, 다른 그룹에는 가짜 TMS를 시행하면서 효과를 비교했다.

진짜 TMS 그룹에게는 10일간 매일 35분씩 초당 1 펄스(pulse)의 자기자극(전체적으로는 총 2천 펄스)이 귀 바로 위쪽에 있는 뇌의 청각 피질에 가해졌다.

그 결과 TMS 그룹은 56%, 대조군은 22%가 이명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환자는 효과가 상당했다.

임상시험이 끝난 후 6개월 동안 환자들을 관찰했지만 효과는 지속됐다. 폴머 박사는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단기간일 것으로 예상했었다면서 놀라워했다.

6개월 후 TMS 그룹은 66%가 이명이 완화됐다. 대조군은 38%에 그쳤다. 부작용 때문에 임상시험을 중간에 그만둔 환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자기자극으로 턱이 움직이거나 눈이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가 이따금 있었지만 그럴 때는 펄스의 강도를 낮추었다고 폴머 박사는 설명했다.

더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TMS 방법을 개선하면 임상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이명은 음파를 받아 청신경을 통해 뇌에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내이의 섬모세포(hair cell)가 감염이나 과도한 소음노출로 인해 약해지거나 손상돼 비정상 신호를 뇌에 보내고 뇌는 이를 '윙', '삐' 같은 소리로 해석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증명된 치료방법은 없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A) 학술지 '이비인후과학-두경부외과술' 온라인판(7월16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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