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반려견이 입맞춤해도 구강 내 세균 전염이 쉽지 않다는 이색적인 내용의 연구 논문이 나왔다.
17일 건국대에 따르면 이 학교 수의대 전염병학 연구실 이중복(55) 교수 연구팀이 최근 '보호자와 반려견 간 구강 내 세균총 분석'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반려견과 주인 4쌍,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2명의 입안에서 세균 집단인 세균총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개와 사람은 확연히 다른 구강 세균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16s 리보솜 RNA'를 분석했다. 16s 리보솜 RNA는 세균들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이름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염기서열이다.
개와 사람이 매우 다른 구강 세균총을 가지고 있다면, 구강 내 세균이 전염될 가능성 또한 매우 작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정 세균총은 특정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데, 개의 입 안과 사람 입 안의 환경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개의 입 안 세균이 입맞춤 등으로 사람 입 안에 옮겨지더라도 환경이 달라 정착해 살지 못한다는 얘기다.
구강 세균총이 다른 것은 개와 사람의 입속 수소이온농도(PH)가 다르고 먹는 음식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람이 주기적으로 하는 양치질 또한 한 요인이다.
이 논문은 세계 유명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고 생명공학 잡지인 '더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에도 소개됐다.
연구에 참여한 오창인(33)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부터 의심돼 온 사람과 개 사이의 밀접한 신체적 접촉으로 인한 구강 내 세균의 전염 가능성이 작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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