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 등 연초 강력한 금연정책이 실시된 이후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6%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율이 떨어지면서 담배 반출량은 크게 줄었지만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담배부담금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5월27~6월10일 19세 이상 남녀 2천544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1.94%)를 실시한 결과, 성인남성의 흡연율(궐련 담배 기준)이 작년 40.8%에서 5.8% 포인트 떨어진 35.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흡연자 7명 중 1명이 1년 사이 담배를 끊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연자 3명 중 2명꼴인 62.3%는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금연을 실천했다고 답했다.

흡연율은 30대가 40.5%로 가장 높았으며 흡연율 하락폭은 50대에서 가장 컸다.

40대 흡연율은 39.7%로 두번째로 높았고 20대(19세 포함) 39.0%, 50대 35.8%, 60대 23.5%, 70대 15.5% 순이었다. 1년 사이 50대의 흡연율이 7.2%포인트 줄어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60대와 30대는 각각 6.1%포인트, 5.8%포인트 흡연율이 낮아졌다.

남성 흡연자 중 42.9%는 담뱃값 인상 이후 금연을 시도한 적 있었고 23.5%는 흡연량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또 19.1%는 6개월 내에 금연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금연 열풍의 영향으로 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자는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올해 1~6월 보건소 금연클리닉 이용자는 작년 동기보다 106.8% 증가한 40만2천71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25일 시작된 의료기관 금연치료에는 1만9천667개 의료기관에서 11만5천584명이 참여했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하락을 이끌었지만, 한편으로는 전자담배 이용자 증가라는 '풍선효과'를 낳기도 했다.

전자담배 이용자는 성인 남성의 5.1%, 성인 여성의 0.7%를 차지했다. 2년 전 실시된 2013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전자담배를 경험한 남성이 전체의 2% 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2배는 늘어난 셈이다. 특히 20대 남성 8명 중 1명꼴인 12.4%는 전자 담배를 사용 중이었다.

전자담배 사용자의 40.6%는 사용 이유에 대해 "금연에 도움을 받기 위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전자담배가 금연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자담배사용자 5명 중 4명꼴인 77.0%는 전자담배를 사용하면서도 궐련 담배도 같이 피우고 있었다.

담뱃값 인상 1달 전인 작년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6개월간 담배반출량은 13억2천600만갑으로 1년 전 20억900만갑에 비해 34.0% 감소했다. 담배반출량은 담배 제조회사나 수입회사가 담배 유통을 위해 신고한 담배의 양이다. 궐련 담배만 기준으로 한 것으로, 전자담배 니코틴용액 반출량은 1년 사이 26.7% 증가했다.

반대로 담배에 부과되는 건강증진부담금(담배부담금)은 같은 기간 9천730억3천300만원으로 집계돼 1년 전의 7천119억4천300만원보다 36.7%나 늘었다.

복지부는 "담뱃값 인상과 함께 담뱃갑 경고그림 입법화, 보건소 금연클리닉 서비스 확대, 의료기관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 등이 흡연율 하락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지상파 금연광고 등을 통해 금연을 홍보하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전자담배의 위해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9~10월 지방자치단체, 학교, 군대, 기업체 등과 함께 전국적인 금연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며 조만간 전자담배, 잎담배, 물담배 등 신종담배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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