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40대 여성들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한세환)는 국내 30∼40대 성인 여성 1천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인식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30∼40대 여성 4명 중 1명(23.5%)이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암을 꼽았다. 발병 증가율이 가장 높은 암으로는 응답자의 46%가 위암을 지목했으며 유방암을 꼽은 응답자는 5.2%에 그쳤다.
2012년 기준으로 국내 연간 유방암 증가율은 5.8%로 갑상선암(22.6%), 전립선암(12.7%)에 이어 세번째에 해당한다.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지목된 위암은 매년 소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응답자의 48.7%는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암으로 자궁경부암을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유방암 발생자 수가 연간 1만6천521명에 달해 가장 많고 그 뒤를 대장암(1만1천543명), 위암(1만8명)이 뒤따르고 있다. 자궁경부암 발생자는 유방암의 약 20% 수준인 3천548명이었다.
유방암은 의료비 부담도 만만찮다. 진단부터 사망까지 진료비를 계산했을 때 총 진료비가 2천만원이 넘는 암은 유방암(2천79만원)이 유일하다는 게 학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응답자 중 유방암의 의료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3.4%에 그쳤다. 절반 이상(50.5%)이 진료비가 가장 많이 든다고 답한 간암의 진료비는 실제로는 유방암의 절반 수준인 1천32만원이었다.
유방암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만큼 예방 노력 역시 부족했다. 가슴을 손으로 만져서 몽우리 등을 확인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은 56.3%에 달했지만, 매월 1회씩 권고 주기를 지키는 30~40대 여성은 13.5%에 불과했다. 특히 자가 검진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답한 여성은 2.8%에 그쳤다.
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장)는 "아직도 많은 여성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지만, 생활 습관의 변화 등으로 발병 위험이 오히려 커진 만큼 평소 관심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30세 이후부터 매월 유방 자가 진단을 하고,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게 임상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또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이 권장된다.
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병원 유방센터장)은 "유방암은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지만, 조기에 발견한다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는다"면서 "학회에서 권고하는 연령별 검진 단계에 따라 자가검진과 정기검진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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