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와 같은 국제적인 보건 비상사태를 다룰 수 있는 능력과 문화가 부족한 상태라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됐다.
WHO가 직접 평가를 의뢰한 재검토위원회는 WHO가 서아프리카에서 1만 1천 명 이상의 사람이 숨진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질병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에는 너무 행동이 느리다면서 조직 전반적인 개혁을 촉구했다고 영국 방송 B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국경 없는 의사회 등은 WHO가 에볼라 발병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하는데 너무 지체했다면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마거릿 첸 WHO 사무총장도 지난 5월 WHO가 에볼라 발병에 압도당했으며, 결과적으로 WHO 조직을 핵심부터 뒤흔들어놓았다고 말했었다.
이 보고서는 에볼라가 지난 2013년 12월부터 확산하기 시작했지만, WHO는 에볼라로 1천 명 이상이 숨진 뒤인 2014년 8월에야 경보음을 울렸다면서 이는 WHO의 신속한 의사결정 문화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에볼라 위기 초기 단계에 이미 이 전염병의 심각함을 알리는 메시지들이 WHO 본부에 전달됐지만, 고위층에는 전달되지 않았거나 고위층 인사들이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국민이 에볼라를 막는 데 온 힘을 기울이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WHO가 새로운 치료법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도록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WHO에 앞으로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WHO 모든 회원국이 1억 달러의 신속대응 특별기금을 조성하고, WHO는 긴급대응센터와 같은 조직을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검토위원회를 이끈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 전 회장인 바버라 스토킹 회장은 "WHO는 긴급상황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면서 "WHO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사태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내적인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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