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인 1번 환자(68)가 이미 여러 차례의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완치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수차례 고비를 넘기고 메르스 감염 상태는 벗어났지만 근력이 약화되고 욕창이 발생해 오늘 중 일반 병상으로 옮겨 재활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은 29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이 병원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여러 차례 1번 환자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와 이날 중 격리 상태를 해제해 일반 병상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환자의 주치의인 조준성 호흡기센터장은 "8일, 11일, 15일, 20일, 23일 등 환자의 객담을 체취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고 대변과 소변을 가지고 진행한 유전자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에 따르면 1번 환자는 5월 20일 입원한 후 산소포화도가 낮아져 같은 달 23일부터 지난 27일까지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그 사이 바이러스성 폐렴과 세균성 폐렴으로 한때 심각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는 등 상당 부분 회복됐다.
다만 욕창이 생기고 호흡기 폐렴이 조금 남아있는데다 오랜 병상 생활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발병 초기에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지만 현재는 의료진과 글로 써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조 센터장은 "환자는 겨우 손발을 움직일 정도의 상태로 콧줄을 통해 미음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며 "두세달은 재활치료를 받아야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번 환자는 입원 뒤에는 줄곧 누워서 생활해왔고 TV나 인터넷 등을 통한 언론 보도도 보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180명이 넘게 메르스가 전파된 지금의 상황을 아직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병원측은 1번 환자를 일반 병상으로 옮긴 뒤 재활 치료와 함께 정신과적 치료도 병행해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도울 계획이다.
조 센터장은 환자의 초반 상태를 고려할 때 고의로 (행적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이 환자는 메르스 환자 발생이 없는 바레인에 체류했다고 말하면서 다른 국가를 방문한 이력을 알리지 않아 초반 환자 발견과 방역에 애로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센터장은 "1번 환자가 병원에 처음 왔을 때는 겉으로는 멀쩡해보였지만 실제로는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상태였다"며 "현재는 기관절개를 한 상태여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는 않지만 기관절개를 제거한 뒤에는 병력과 관련한 문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가 초반 혼미한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자 스스로 고의로 거짓말을 한 것 같지 않다"며 "환자가 회복돼서 사회로 돌아가면 세상 사람들이 환자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나 질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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