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연구진이 공동 연구를 통해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의 발병이 각각 뇌의 특정 유전자군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이들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재단법인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의 이도헌 교수 연구팀과 미국 스탠리 의학연구소 김상현 박사 등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조현병(정신분열증), 조울증 환자의 사후 뇌 조직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통해 비교 분석했고, 유전자 발현정보를 토대로 비슷한 발현패턴을 보이는 유전자군을 정신질환별로 분류했다.
그 결과 우울증과 조현병, 조울증 환자의 유전자군 모두에서 정상인보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세 가지 정신질환에서 각각 비정상적 면역·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군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파악했다.
이는 우울증, 조현병, 조울증 환자들이 서로 다른 분자회로, 즉 각기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비정상적 면역·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 모델로 사용하지 않은 다른 정신질환 환자들의 데이터와 비교했고, 여기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밝혔다.
그간 의학계는 주요 정신질환의 치료를 위해 질환을 유발하는 '표적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한 연구를 오랫동안 벌여왔으나 확실한 유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주요 정신질환의 표적 유전자군을 발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새롭게 발견한 주요 정신질환의 표적 유전자군을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용화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정신질환 분야 주요 저널인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16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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