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나 당분 과다섭취가 기억력을 포함, 인지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라이너스 폴링 연구소(Linus Pauling Institute)의 캐시 마그누손 박사는 지방 또는 당분 과다섭취가 특정 장(腸)박테리아의 수에 변화를 일으켜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3일 보도했다.
그의 연구팀은 생후 2개월 된 쥐들을 3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고지방 먹이(지방 42%, 탄수화물 43%), 고당분 먹이(탄수화물 72%, 지방 12%), 일상적인 먹이를 2주 동안 주고 실험 전후에 물속 미로 찾기 등 일련의 인지기능 테스트를 시행했다.
그 결과 고지방 또는 고당분 그룹 쥐들은 보통 먹이를 먹은 쥐들에 비해 장-단기 기억 등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당분 그룹 쥐들은 장-단기 기억력 저하와 함께 인지적 유연성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이를테면 평소 다니던 길이 갑자기 봉쇄됐을 때 재빨리 다른 길을 찾아가는 능력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쥐들의 분변을 채취, 장 박테리아의 분포가 실험 전과 후에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했다.
고지방 또는 고당분 그룹 쥐들은 대조군 쥐들에 비해 장 박테리아 중 클로스트리듐(Clostridiales)목(目)이 증가하고 박테로이데스(Bacteroidales)목이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고당분 그룹 쥐들은 장 박테리아의 이러한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대장에 서식하는 장내균총(腸內菌總: microbiome)이 뇌와 교신한다는 또 하나의 증거일 수 있다고 마그누손 박사는 설명했다.
지방과 당분이 많은 전형적인 서구식 식사가 장내균총의 변화를 통해 인지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일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장 박테리아는 신경전달물질과 유사한 물질을 방출해 감각신경 또는 면역체계를 자극할 수 있다고 밝히고 이 물질이 뇌에 어떤 신호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가 앞으로 밝혀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과학'(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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