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세을 막고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게 한 1등 공신은 그동안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의 예방수칙을 잘 지킨 '국민'이라는 분석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추가 감염자 발생이 우려됐던 삼성서울병원 환자이송요원(137번 환자)을 매개로 한 메르스 추가 감염자가 아직 발생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국민적인 메르스 예방수칙 준수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페이스북에서는 이런 측면을 조명한 이동훈 내과 전문의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이 전문의는 글에서 "당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한 환자, 보호자 분들이 어느 정도 (메르스의) 위험성을 인지했기 때문에 마스크, 손씻기 등을 통한 자기 방어 활동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예방백신이 없다는 메르스지만, 진짜 예방백신은 손씻기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어쩌면 보건당국과 삼성서울병원이 낸 구멍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니 우리 국민이 아닐까"라며 글을 맺었다.
실제로 메르스 확산 이후 국민 차원의 예방수칙 준수는 사회 곳곳에서 확인된다.
대형 마트나 인터넷 쇼핑업체에는 손 소독제와 손 세정제 주문이 폭주했으며, 직장과 공공장소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메르스 예방차원의 손씻기 열풍이 불었다. 이밖에 병원에 가는 환자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 예절을 지키는 등 스스로 예방수칙을 지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137번 환자에게 노출됐던 삼성서울병원 방문객들도 당시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물론 손씻기를 실천함으로써 현재까지 그를 통한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137번 환자 본인도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일을 했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병원을 찾았던 방문객들이 스스로 메르스 예방수칙을 지키며 주의한 게 추가 감염자가 아직 없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최대 잠복기가 24일인 만큼 마지막까지 더 지켜봐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메르스 예방수칙은 손 자주 씻기, 마스크 쓰기, 재채기 시 입과 코 가리기, 병문안 자제하기 등이다.
강대희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서울대의대 학장)은 "방역당국이 허둥대는 사이 국민은 빠르게 메르스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스스로의 예방활동에 주력하면서 메르스가 진정되는데 도움이 됐다"면서 "이런 국민 차원의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가 1회성에 그치지 않고 평상시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면 국가 방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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