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해 현재 격리 대상이거나 잠복기가 끝난 격리 해제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산발적으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격리 대상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17일 하루만에 1천명 가까이 격리 대상자가 늘자 이들을 일일이 모니터링이 가능한지 여기저기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전체 격리자는 6천508명이다. 여기에 격리해제된 사람(3천951명)까지 더하면 격리를 경험한 사람은 1만459명에 이른다.
자가 격리자는 전날에 비해 13% 늘어난 672명만이 추가됐지만 병원 격리자는 72% 늘어난 250명이 추가됐다.
병원 격리 대상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집중관리병원 내 격리 대상 인원이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건양대병원에서는 15일 36번 환자(82)의 심폐소생술(CPR)에 참여한 간호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간호사와 접촉한 의료진 60여명을 격리 조치했다.
당시 이 간호사는 개인보호구를 모두 착용한 상태였지만 CPR 도중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보호구가 환자의 바이러스로 오염됐고 이를 만지는 과정에서 안타깝게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81번 환자(62)가 경유한 부산의 좋은강안병원에서도 최근 역학조사 과정에서 추가 병원 격리 대상자가 늘어났다.
격리 대상자는 계속 늘고 잠복기가 지난 사람들 가운데서도 속속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할 방역 당국의 능력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다.
실제로 자가 격리 대상자들이 방역 당국의 지침을 어기고 해외 여행을 떠나려다가 당국에 적발되거나 격리 대상자들이 무단 외출해 경찰까지 동원해 이들을 찾아다니는 소동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가 격리 대상자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사회 감염 차단도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의료기관 내 감염으로 메르스 차단 고리를 끊겠다는 정부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듯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메르스 일일 상황보고 브리핑에서 "격리대상자 모니터링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권 총괄반장은 "앞으로 격리 대상자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대상을 파악하는 것부터 최선을 다해서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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