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경기도의료원 산하 수원병원.

병원 울타리 곳곳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사투를 벌이는 수원병원 의료진을 응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 4개가 내걸렸다.

"힘내세요, 메르스로 고생하시는 당신 곁에 우리가 늘 함께 합니다", "진정 당신이 애국자입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플래카드는 한결같이 의사와 간호사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플래카드들은 수원시 새마을회와 수원시 주민자치위원회가 걸었다. 이 두 단체에는 정자동 주민과 수원병원 주변 정자시장 상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전국의 일부 지역 주민과 학교 안팎에서 메르스에 헌신적으로 대응하는 의료진과 가족들에 대해 감염자 취급을 하거나 '왕따'를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메르스 의료진 자녀의 등교를 거부까지 하는 이른바 '메르스 낙인', '메르스 님비'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수원병원 주변 주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수원병원을 도내 메르스 환자만을 치료하는 중점치료센터로 지정할때에도 지역 주민들은 경기도의 조치를 다 받아들이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원시 새마을회 김봉식 회장은 "메르스와 관련해 가장 고충이 많고 어려운 분들이 바로 의료진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힘든 시기에 의료진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꼭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플래카드로나마 응원의 마음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병원 의료진들도 생각지도 못한 주민들의 응원에 크게 감동하고 있다.

수원병원 유향희 간호과장은 "집 옆에 감염병을 중점 치료하는 병원이 생기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거부감을 가질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오히려 정말 수준높은 시민의식으로 협조해주셨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이렇게 응원까지 해주시니 마음이 찡하고 감사한 마음에 뭐라 표현하기 힘들었다. 앞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의 마음을 간직하고 메르스가 완전히 퇴치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의료인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자동을 포함한 수원주민들에 대해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수원병원을 중점치료센터로 지정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그는 지난 15일 31개 시장군수와의 영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초기에 수원병원으로 확진환자를 모으기로 했을때 지역사회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걱정했지만, 수원시민들의 성숙한 자세와 염태영 수원시장의 리더십으로 환자들을 다 품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12일 경기도 대책본부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도 수원시민과 수원시장에게 각별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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