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로 메르스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기는 합니까?"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방역하라고 하니까 락스 풀어서 물걸레질하고 있습니다".

12일 전북지역에서 첫 사망자가 나오고 격리대상자도 늘어나는 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선 시·군이 일제히 방역강화 대책을 마련했으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실외 방역을 위해 사용하는 약품이 가정에서 주로 화장실이나 거실을 청소할 때 사용하는 크레졸이나 락스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살균소독 효과가 강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 제품을 물에 희석해 바닥이나 손잡이, 출입문 등 사람이 자주 접촉하는 곳에 묻힌 뒤 닦아내는 방법이 사실상 지자체 방역의 전부다.

일부 지자체는 여름철 모기나 파리의 유충 등을 박멸하는데 쓰이는 방역용 살충제 등을 뿌리는 연무 혹은 분무 소독을 병행하고 있다.

정부나 전북도의 메르스에 대한 구체적인 방역 지침이 없다 보니 이곳은 락스, 저곳은 크레졸, 어떤 곳은 연무 소독을 하는 등 방역방법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살균제나 살충제가 메르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지역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한 간부는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메르스 바이러스가 혹시 공기 등을 통해 유입될 것에 대비해 이 같은 방역을 하고 있다"며 "사실 시민의 불안감 해소라는 측면을 뺀다면 이런 식의 방역대책은 행정력 낭비"라고 말했다.

다른 보건소의 한 관계자도 "락스를 풀어서 물걸레질해서 메르스를 차단할 수 있다면 이미 메르스가 종식됐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메르스에 대한 마땅한 방역법이 없고 시민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는 가시적으로 뭔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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