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우리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는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 곁을 지키는 것이 우리 의료인의 책임이며, 삼성인의 자세입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 병원장이 12일 7천800명에 달하는 의료진과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 이메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집단 발생으로 어려움과 혼란을 겪는 의료진들에게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강력한 주문이 담겼다.
송 병원장은 "우리 모두 밤을 새워 지친 몸을 이끌고 메르스와 결사적으로 맞서왔지만 메르스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전체 메르스 환자 126명 중 58명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해 우리 병원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병원이 되고 있다"는 말로 이메일을 시작했다.
그는 "1번 환자를 가장 먼저 확진해 메르스가 창궐할 위험을 줄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14번 환자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은 정말 안타깝고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며 현재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의료인은 어떤 경우에도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송 병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메르스 공포에 떨고 있는 지금 메르스 최전선에 서 있는 우리는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데만 온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메르스 사태 속에서도 병원에 입원해 계신 환자들과, 외래나 응급실로 오시는 환자분들을 평소보다 더욱 따뜻하게 맞이하고 설명도 잘 해 드려 조금의 불안감도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송 병원장은 또 "우리는 앞으로도 보건당국, 서울시 등 유관기관들과 더욱더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해 메르스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메르스로 확진된 뒤 현재 불안정한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35번 환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의료원 의사가 진료실이 아닌 병상에서 메르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뜻하지 않게 환자와의 접촉에 노출돼 감염되거나 격리된 의료진과 직원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송 병원장은 "메르스를 완전히 몰아내고 모든 환자들이 퇴원하는 날까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의료인으로서 신성한 책임을 다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자"는 말로 이메일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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