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5일 우리나라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상황과 관련해 "현재까지 지역사회 전파가 없으므로 일상이나 평소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WHO에서 메르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벤 엠바렉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까지는 한국 내에서의 감염이 모두 병원 내 감염과 연관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메르스 감염 패턴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번 한국의 사례가 기존 메르스 발병 사례와 다른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벤 엠바렉 박사는 덴마크 코펜하겐대에서 식품안전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를 거쳐 2001년 WHO 본부에 합류했으며, 메르스와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등 새로운 공중보건 이슈에 대한 평가와 대응을 담당하고 있다.
다음은 벤 엠바렉 박사와의 일문일답.
-- 한국에서 발생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나
▲ WHO가 직접 바이러스를 다루지는 않고 바이러스의 유전자 배열 순서를 밝히고 분석할 수 있는 전세계의 대규모 실험실 네트워크와 함께 작업한다. 한국이 유전자를 분리해 배열 순서를 밝힐 수 있었다고 알고 있다. 한국은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와 바이러스 표본을 외부 실험실과 공유해 메르스에 대한 전세계 학계의 이해를 높이고, 바이러스에 중대한 변이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세계로 공유된 바이러스의 종류가 늘어날수록 메르스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더 나은 예방과 통제 조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지금까지 한국의 첫 환자는 29명을 2차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다른 곳에도 있나.
▲ 29명의 다른 환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한 첫 사례인 것 같다. 중동 다른 발병국의 병원 감염 사례에서도 비슷한 그림을 본적이 있지만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이 같은 규모로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모든 발생 사례가 병원 환경 내에서의 감염과 연관돼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모든 사례는 첫 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되기 이전의 기간과 연결돼 있다.
-- 메르스 통제를 위해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하나.
▲ 한국 정부는 추가 발생을 막고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 확진자를 격리하고 치료하는 것, 발병 사례마다 접촉자를 파악해 격리하는 것 등이다. 다른 발병국에서도 이러한 조치들이 메르스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증명됐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에 대한 상세한 연구다. 이를 통해 감염 패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것이 특이한 경우인지, 아니면 다른 발병국에서 과거에 여러 차례 보았던 것인지를 더 잘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일반 사람들이 취해야할 행동은 무엇일까.
▲ 이번 사건 경과를 잘 따라오면서 메르스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하는 기회로 삼아야할 것이다. 동물과 사람 사이에,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떻게 메르스가 전파되는지를 이해해야한다. 이 바이러스는 밀접 접촉이 아니면 사람 사이에서는 쉽게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메르스 바이러스는 현재 한국 지역사회 단위로 전파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일상과 평소 습관을 바꿀 필요가 없다. 중동 사람들 역시 메르스를 이유로 일상과 습관을 바꾸지 않았다.
다만 언제나 손을 깨끗하게 씻고, 호흡기에 이상이 있으면 의료진을 찾으라는 것은 항상 강조할 필요가 있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