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만 있으면 과거에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한꺼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이 개발됐다.

'버스캔'(VirScan)이라는 이 방법을 쓰면 1천 종이 넘는 바이러스 변종의 감염 이력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브리검앤드위민즈병원(BWH)과 하버드대 의대에 소속된 연구자들은 5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실을 예정이다.

교신저자인 스티븐 엘리지 교수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단 한 차례 검사로 희귀 변종을 포함해 사실상 모든 바이러스에 대해 과거 감염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의사가 어떤 바이러스들을 검사해야 하는지 짐작해서 하나씩 일일이 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논문에서 이 방법을 사용해 실험 대상자 569명을 대상으로 1천 종이 넘는 바이러스 변종의 과거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실험 대상은 페루, 미국, 남아프리카, 태국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 1인당 평균 10종의 바이러스 감염 이력이 파악됐으며, 일부 환자는 84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력이 포착되기도 했다.

엘리지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은 면역시스템에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며 버스캔과 같이 간단하고 재현성이 뛰어난 방법을 통해 개인의 감염 이력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바이러스 감염과 특정 질병 사이의 상관관계도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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